소개

반갑습니다. 이한우입니다.

걸어온 길

1961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근처에서 태어났다. 여름만 되면 팬티만 입고 송도해수욕장을 오가던 개구장이였다. 


중학교 때는 가방에 책 대신 야구 글러브를 넣고 다닐 정도로 야구에만 미쳐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영화 <친구>에 나오는 교사 못지않은 선생님들한테 자주 맞아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1981년 고려대학교에 입학해 데모하다 얻어맞는 여학생을 보고 충격받아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겁이 많아서인지 결국 혁명가의 꿈을 접고 공부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1985년 대학원에 들어가 철학을 공부했다. 마르크스에 대한 미련이 컸지만 대학원 과정 때 우연히 접하게 된 하이데거에 매료되어 석사학위 논문으로 <마르틴 하이데거에 있어서 해석학의 문제>를 썼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1985년부터 번역을 시작해 첫 작품으로 슈내델바하(Herbert Schnaedelbach)』가 지은 『헤겔 이후의 역사철학』을 냈다. 

그 후 지금까지 평균 1년에 한 권 정도 번역 작업을 해왔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번역병 근무 시절에는 네 권을 번역해 계급이 올라갈 때마다 한 권씩 번역한 셈이 되었다.

번역은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했다. 


1990년 제대 후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 <중앙일보>의 『뉴스위크』였다. 그때 정식으로 기자로 일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번역하는 기자’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기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운명은 나를 점점 그 쪽으로 몰고갔다.

1991년 『월간중앙』(6월호)에 실린, 김용옥의 『대화』를 비판한 글이 계기가 되어 <문화일보> 학술 담당 기자로 자리를 옮겼다. ‘번역하는 기자’에서 ‘기사 쓰는 기자’로의 탈바꿈이었다.

<문화일보> 기자 생활 만 3년째 되던 1994년 12월에 <조선일보>의 제의로 이직했다. 


1995년에 건국 대통령 이승만 취재를 바탕으로 <거대한 생애 이승만 90년>을 연재하면서 한국 역사와 교육, 리더십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줄곧 학술·출판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한국 지식인 사회의 명암을 원없이 들여다보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의 학맥과 학풍』(1995)을 썼다.

2001년부터 1년 동안 독일 뮌헨에서 체류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처한 온갖 문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뮌헨 연수는 돌이켜보면 공부 방향을 크게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차원적인 철학 공부보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연수에서 돌아와 볼프강 조프스키(Wolfgang Sofsky)의 『폭력사회』와 『안전의 원칙』 그리고 마리트 룰만(Marit Rullmann)의 『여성철학자』를 번역했지만 점점 조선왕조실록에 빠져들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과연 기본이 있었는가?’라는 궁금증을 풀기 위함이었다.

결론은 조선 초기는 건강했지만 후기는 병리적이라는 것이었다. 


여러 면에서 초기와 후기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논어』를 비롯한 고전에 대한 접근방법 역시 서로 달랐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후 조상들의 사유와 실천에 큰 영향을 미친 공자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2007년부터 논어 공부를 시작했다. 


5년 후인 2012년 마침내 『논어로 논어를 풀다』라는 책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동양 고전과 조선 역사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진덕수(眞德秀)의 『대학연의(상·하)』 반고(班固)의 『한서(총10권)』, 『이한우의 태종실록(총19권)』 등 한국 최초의 완역서들과 저서들을 냈으며 지금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와 진수의 『삼국지』 를 번역하고 있다.

현재 <조선일보>에 “간신열전”을, <월간조선>에 “조선재상열전”을 기고하면서 『논어』 『주역』 등을 리더십 관점에서 강의하고 있다. 10여 년간의 제왕학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이한우의 논어 강의』를 최근 출간했다.


이한우(李翰雨)


논어등반학교 교장

사단법인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주요 경력 

1994~2016 조선일보 기자

2002~2003 조선일보 논설위원

2014~2015 조선일보 문화부장

2016~ 논어 등 제왕학 리더십 강의

 

역서 및 저서

역사·사회철학, 중국사, 조선사 관련 50여 종 이상(총 100여 권)

 

제왕학 입문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 석사

고려대학교 영문과 


걸어갈 길

배우는 사람이 있다면, 쉬지 않고 

늘 강의합니다. 실력 양성에 힘쓰면 보람있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 손놓지 않고

꼭 해야 하는 번역, 꼭 필요한 저술에 매진합니다.

즐겁게 하루하루! 남김없이

고맙고 좋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채널예스] 한국 현대 지성사를 한눈에 조망하다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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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학맥과 학풍』은 한국의 현대 학문들이 해방 이후 어떻게 성장해 왔고, 주요 학자와 학파들의 면모는 어떠했으며, 그 한계와 가능성은 무엇인지 추적하고 탐구한 결과다.


글ㆍ사진 천년의상상



『우리의 학맥과 학풍』은 한국의 현대 학문들이 해방 이후 어떻게 성장해 왔고, 주요 학자와 학파들의 면모는 어떠했으며, 그 한계와 가능성은 무엇인지 추적하고 탐구한 결과다. 우리의 정신사 형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동양철학, 서양철학,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여섯 개 분야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았다. 한국 현대 지성사의 복원은 전통 학문과 서구 근대를 슬기롭게 접목할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며 식민지배와 전쟁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학문의 토대를 쌓기 위해 묵묵히 노력했던 학자들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피는 일이다. 이 책을 쓴 이한우 작가에게 우리 학문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이한우 선생님은 대학원까지는 서양철학을 공부하시고, 학술 문화부 기자를 하시다가 그만두신 이후에는 동양 고전들을 공부하시고 번역하고 계십니다. 인터넷 서점에 검색을 해보니, 번역서를 포함해 저서만 무려 100여 권이 나오더라고요. 이번에 개정판을 내신 『우리의 학맥과 학풍 』이 선생님의 첫 책이시죠?   


개정판이라고 했지만 복간본(復刊本)에 가깝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진정한 개정판이라면 1995년 이후 한국 학계의 실상을 새롭게 담아야 했는데 그러지는 못했어요. 대신 본문 문장들을 새롭게 다듬어서 가독성을 높였고, 사실관계를 일일이 확인해서 많은 부분을 정확하게 수정했습니다. 현재 우리 학계에 관한 이야기는 청년학자 임명묵 군과의 대담으로 보완했고요, 그러나 처음 책을 낼 때 강조했던 동·서양 학문의 통합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학문성의 철저화 또한 약간 개선된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이라, 그런 점에서는 이 책의 현재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겠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지난 30년 가까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한국 인문사회과학계의 부실함이 이 책에 현재성을 부여하고 있는 셈인 것이죠. 


출간된 지 3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우리 현대 지성사 전반을 다룬 책으로는 여전히 유일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개정한 것이고요. 한편으론 이 책을 디딤돌 삼아 한발 더 나아간 한국 현대 지성사 책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한우 선생님, 이 책을 쓰신 동기는 무엇이고 출간 당시 학계 반응은 어떠했나요? 


부제만 봐도 제 집필 의도가 노골적이었죠. 처음에는 이렇게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를 생각은 못 했어요. 저는 서양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우리 서양철학계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우선 궁금했어요. 저널리스트의 관심 말고도 제 개인적 학문 이력도 이런 문제를 파고드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제가 철학과 대학원 다닐 때 독일 쪽 방법론, 즉 학문론이라고 하는데 과학적인 것과 함께 인문학적인 것까지 포괄해서 현실을 제대로 포착하는 수단으로서의 방법이 뭔가? 이런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기자가 되고 나서도 이런 척도를 가지고 우리 학계를 한번 짚어보자, 처음에는 소박하게 시작했어요.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기자의 시각으로 우리 학계를 보니까 제가 학생일 때와는 달리 굉장히 실망스러운 거예요. 제가 조금 알고 있는 철학 분야부터 시작했죠. 동양철학, 서양철학부터 신문에 우선 연재하고 다른 학문 분야도 조금씩 공부해가면서 넓혀갔습니다.


이한우 선생님이 『우리의 학맥과 학풍』에서 던진 문제 제기를 한번 요약해보면, 우리 학문의 어떤 전통이 단절된 상태에 따른 결과로 ‘현실성을 상실한 서양 학문, 현재성을 상실한 동양 학문’ 이렇게 압축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어서 제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우리 학문 전통에서 여전히 계승하거나 더 확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 전통 학문에서요? 사실 제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다산 정약용을 연구할 겁니다. 다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우리 동양 학문의 큰 치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산의 가장 위대한 책이 뭐냐면 대개 『목민심서』라고 그래요. 다산이 들으면 뒤로 나자빠져 기절할 겁니다. 뭐 이런 후손들이 다 있나? 하면서. 저도 다산을 전체적으로 다 살핀 건 아니지만 사상과 관련된 책들은 어지간히 읽어봤는데요. 다산의 가장 위대한 점은 주역을 풀이한 『주역사전(周易四箋)』입니다. 여기서 사전은 사전(事典)이 아니고 사전(四箋), 즉 네 개의 에디션을 말합니다. 스스로 계속 바꿔가면서 네 번에 걸쳐 에디션을 냈는데 그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논어고금주』를 집필할 때도 그렇고, 여기서 다산이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우선 엿볼 수 있어요. 전체를 보고자 할 뿐만 아니라 그 뿌리까지 파고들고자 한 철저함, 이 두 가지 태도를 말이죠.


오역에 대해서 기자 시절 이한우 선생님만큼 신랄하게 비판을 하신 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학맥과 학풍』에도 부록으로 당시 <신동아>에 쓰셨던 「번역, 제발 제대로 합시다!」라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오역의 당사자들을 이니셜로 표기하셨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알 정도라서 실명 비판에 가까운데요. 쉽지 않으셨을 듯합니다.


그게 다 자신이 없으니까 비판을 못 하는 거죠. 괜히 비판했다가 자기도 욕먹을까 봐. 저는‘다음 세대한테 이런 식으로 지적 문화를 넘겨준다는 것은 무엇보다 책임 회피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어, 독일어 오역만 비판했는데 제가 한문을 벌써 15년쯤 하다 보니깐 완전히 여기는 오역이 물 반 고기 반이에요. 하나만 예를 들면, '其(기)'라는 한자, 우리가 ‘그 기’라고 흔히 말하는. 그런데 '其'가 문장 끝에 오면 추측하는 문장이 되거든요. 그때 '其'는 전부 다 ‘아마도’란 뜻이예요. 

그러니까 공자가 항상 100% 얘기하지 마라, 100%라는 것은 없다, 조심해라, 그래서 ‘무필(毋必)’이라는 말도 했는데 그 말이 문장으로 드러난 게 바로 '其'예요. 공자가 ‘순임금은 효자다’ 이렇게 말하는 것하고 ‘순임금은 아마 효자이셨을 것이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그게 추측인지도 모르고 문장을 그냥 단정적으로 번역을 해 놔요. 내가 한 사십 중반까지는 이런 일에 막 분기탱천했지만 이제는 내가 번역 한 것이나 잘해놓으면 다음 세대들이 다 알아볼 것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 같은 경우 학문 저력의 밑바탕에는 아주 탄탄한 번역이 버티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학맥과 학풍』에서 우리 학계의 번역 실태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비중 있게 다루셨고요. 그러면 번역이 학문의 주체성을 형성하는 데 왜 중요한지, 학문 토대로서의 번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 문명사에 중요한 기본 텍스트들이 일단 다 번역이 되어야 해요. 예전에 제가 학부 다닐 때 ‘영어 발달사’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아주 재밌게 본 게 뭐냐면 우리한테 한문 같은 게 서구인들한테는 라틴어잖아요. 1천 년 가까운 문명이 다 라틴어로 되어 있는데 근대로 넘어오면서 이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보면 실제로 영국에서 성서가 영어로 번역되고 나서 셰익스피어가 나오거든요. 

독일도 독일어로 성서가 번역되고 나서 괴테가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데 우리 조선도 사실은 선조 때 국가 차원에 서 사서삼경을 언문으로 번역했어요. 언해본이 갖는 의미가 뭐냐면 이제 드디어 한글이 경전의 언어가 된 겁니다. 그러고 나서야 송강이 한글로 가사歌辭라는 새 장르를 개척할 수 있었어요. 그게 창의적인 거예요.


지금 세계는 그 어떤 시대보다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후 위기, 4차 산업혁명, NFTnon-fungible tokens 등등 우리 인류에게 놓인 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감을 잡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 속에서 한국 사회에서 우리 시대 지식인들이 천착해야 할 주요한 의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조선 시대를 공부해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 고질병 중 하나가 내 안의 국수주의라고 생각해요. 젊은 세대들은 세계적인 환경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우리 세대들과는 달리 많이 극복한 것 같아요. 글로벌이라는 게 사실 87년 이후에 막 시작된 거잖아요. 우리 세대는 글로벌이 안 됩니다. 토호들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상하게 내버려 두면 자꾸 내향으로 돌아가요. 그러니까 안에서만 싸우는 거예요. 밖으로 나가면 할 일도 많고 자기 인생을 다양하게 펼칠 기회가 있는데도 전부 안에서 서로 지지고 볶고 이런 거잖아요. 

좀 더 도전적으로 바꿔서 내 안의 국수주의를 잘 끄집어내어 건강한 방향으로 가져가야 하는 거죠.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아무리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간다 해도 사람이 사람으로서 기본이 있는  아닙니까. 그 부분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거고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자기편 가리지 않고 비판해주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런 게 저는 오히려 요새 걱정스러워요.


앞으로의 학문 또는 고전 연구 계획이 궁금합니다. 


최근에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을 출간했고요. 지금은 한나라 때 유향이 쓴 『설원』이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예전에 제가 그 책을 여러 차례 봤는데도 그냥 재밌는 이야기 모음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논어』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나서 『논어』를 새로 발견한 것처럼  유향의 『설원』도 그 구조에 주목해보니 바로 『논어』 해설서더라고요. 아주 최고의 해설서 같아요. 추상적인 말들이 많은데 『논어』를 교차시키면 좋겠다 싶어서 아마 상반기 중에는 그 작업이 끝날 것 같아요. 그 작업까지 기반으로 해서 제가 15년 동안 『논어』 공부를 해온 최종 버전을 『이한우의 논어 강의』라는 형태로 좀 쉽게 풀어내는 책을 내고, 내년에는 『논어』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제왕학 실전 리더십 책인지 보여주는 작업도 빨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조리한 세상. 위선적인 세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을 값지게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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